[계간 지심] 10분 사유 – 부동의 사유

명상은 모든 생각이 고요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명상은 올바른 사유를 통해 가능합니다.
사유는 명상으로 가는 길입니다.
불경은 명상으로 통하는 사유법이 가득합니다.
명상에 이르는 불경 속 10분간의 사유법을 소개합니다.

부동의 사유

며칠 전 봄비가 꽤 많이 내리면서 겨우내 가문 땅을 시원하게 적셔주었습니다. 밤새 비가 내리며 제법 장마 같은 분위기까지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꽈광. 저 멀리 어딘가에서 묵직한 천둥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때 스승님께서 알려주신 사유법이 조용히 떠올랐습니다.

이번 사유법은 고요한 방에 앉아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걸어 다니며, 운전을 하며, 밥을 먹으면서도 잊지 않고 있다면 반드시 거대한 내 정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준비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 시작해볼까요.

 

햇볕이 따뜻해진 봄날 혼자 걸어봅니다.

길을 걸으며 우리는 누구나 ‘내가 걷는다’고 생각합니다. 나라는 작은 존재가 지구라는 큰 땅 위를 조금씩 걸어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여기”라는 장소를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서울타워에서도, 대관령에서도, 남해의 이름모를 섬에서도 나는 언제나 “여기”였습니다.

내 앞의 세상은 바뀌지만, 내가 있는 여기라는 장소는 변하지 않는다면 과연 내가 걷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세상이 내게 다가오고 있는 걸까요.

하늘을 보면 하늘 끝까지, 천둥소리를 들으면 천둥이 시작된 그 높은 구름까지, 내 정신은 허공을 가득 채운 채 닿아있습니다.

어느 방향인지, 어느 정도의 거리인지 가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습니다. 내 정신 바깥의 일은 느낄 수가 없으니 세상의 모든 현상은 내 정신 속의 일입니다.

걸으면 세상이 다가오고,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는 내 정신 안에 있습니다.세상은 내가 깨어있는 지금 이 순간, 내 정신 속에 들어와있고 그 정신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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