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한 ‘나’를 고집하는 트랜스지방

모든 것이 찰라찰라 변해 가는 흐름 속에서 조화를 무시하고 ‘나’를 고집하면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트랜스 지방산은 억지로 만들어낸 기름으로 고집쟁이 ‘나’와 같습니다.

대표적인 경화유인 마가린과 쇼트닝은 산화를 막기 위해 중금속 촉매와 기름에 열을 함께 가해 만듭니다. 이는 불포화 지방산을 포화 지방산으로 바꾼 것인데 이 과정에서 트랜스 지방산이 생겨납니다.

트랜스 지방산은 불포화 지방산이지만 포화지방산처럼 뻣뻣합니다. 불포화 지방산은 세포막을 이루어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세포 안팎의 물질을 교환하고, 안팎의 신호를 주고받는 수용체를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불포화 지방산의 자리를 트랜스 지방산이 차지하게 되면 세포막은 뻣뻣해져 물질교환에 혼란을 초래하고 신호를 주고받는 수용체는 품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세포는 전체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병이 듭니다.

트랜스 지방은 ‘나’만 주장하는 고집쟁이입니다. 마가린을 창고에 2년간 쌓아놓았는데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 것은 물론 바퀴벌레와 쥐도 접근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변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성질이 슈퍼마켓에서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식품이 쉽게 변질되면 오래도록 팔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신체에 섭취된 후에 이런 변하지 않는 고집은 골칫거리가 됩니다.

미국에서 1979년 1년 간 50억 킬로그램의 기름을 소비하는데 그 중 60%가 트랜스 지방산을 포함하는 경화유였다고 합니다. 슈퍼마켓에 어마어마하게 쌓여있는 가공식품들이 선진국 부의 상징으로 여기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트랜스 지방산이 들어있는 가공식품들은 선진국의 상징이 아니라 병적 비만과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과 같은 질병의 상징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경화유에 포함된 트랜스지방의 폐해가 알려진 요즘에도 마가린과 쇼트닝은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가공식품을 만드는데 이들의 변하지 않는 고집을 따라올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화유를 먹지 않는 것이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이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채 콜레스테롤이 병의 주범으로 몰렸습니다.

병원 처방약 중에 가장 많은 금액이 지출되는 것이 콜레스테롤 합성 저해제인 스타틴 계열의 약들입니다. 이 스타틴계 약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콜레스테롤 합성만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코큐텐의 합성도 저해합니다. 코큐텐은 심장을 비롯한 신체 여러 기관의 기능에 중요한 물질로 비싸고 인기있는 영양제 중의 하나입니다. 스타틴을 처방받아 먹고 있다면 코큐텐 보충제를 같이 먹어야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릅니다.

팔이 구부러지지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두 나라가 있었는데 한 나라에서는 구부러지지 않는 팔로 음식을 뺏어 자기 입에 넣으려고 하는데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나라의 이름이 지옥이라고 합니다. 다른 한 나라는 똑같이 팔이 구부러지지 않지만 서로의 입에 음식을 먹여주면서 행복했습니다. 이 나라의 이름은 천상입니다.

작은 티끌 같은 ‘나’의 이익을 위해서 고집부리고 있을 때 우리는 스스로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고집쟁이 ‘나’를 무시하면 걱정거리 없는 천상이 지금 이 자리에 펼쳐집니다. 병을 고치는 것인지 병을 만드는 것인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이렇게 트랜스 지방산처럼 ‘나’만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쳤기 때문에 오메가-3가 귀한 대접을 받는다.

오메가라는 말은 불포화 지방산을 구분할 때 쓰이는 이름입니다. 불포화 지방산은 상온에서 액체상태인 기름에 많으며, 대부분의 식물성 기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오메가 (Ω)’는 그리스 문자의 맨 끝 글자로 마지막을 뜻하며, 오메가 지방산의 건강에 좋은 성질이 분자의 꼬리부분에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이 붙었습니다.

불포화지방산은 길게 연결된 탄소에 수소의 빈 자리가 있어 여기에 탄소의 이중결합이 형성되는데, 이 이중결합이 끝에서 몇 번째에 처음 있는 가에 따라 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9 등으로 구분합니다. 오메가-3은 경첩처럼 부드러운 이중결합이 마지막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 탄소사이에 처음 시작됩니다. 오메가-6은 이중결합이 끝에서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탄소 사이에 있고 오메가-9는 아홉 번째 탄소에서 이중결합이 처음 있습니다. 세포막은 오메가-3과 오메가-6을 모두 필요로 하며, 이 두 가지가 상반된 기능으로 서로 조화를 이루어 가기 때문에 둘의 섭취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요즘 오메가-3만 귀한 대접을 받게 된 것은 식생활에서 섭취하는 기름의 대부분이 오메가-6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농경을 시작하면서 부터 곡물을 주식으로 하면서 1:1로 비슷하던 오메가-3과 6의 섭취는 오메가-6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곡물 지방의 대부분이 오메가-6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으로 일반적인 현대인의 식단에서 오메가-3과 오메가-6의 섭취는 20배 정도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런 불균형은 문제를 야기하고 질병을 일으킵니다.

오메가-3과 오메가-6의 상반된 기능은 혈액의 응고와 염증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능 때문에 두 가지 오메가 지방산이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에스키모인과 유럽인들의 서로 다른 식생활과 질병을 통해서 알려졌습니다.

에스키모인은 심장병에 걸리지 않는 대신 코피를 많이 흘렸다.

그린란드의 에스키모인들은 고지방에 콜레스테롤이많이 포함된 식생활을 하지만 심장병의 발생률이 유럽인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은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심장에 나쁘다는 기존의 통념과 다른 결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 특이한 점은 이들이 겨울철에 코피를 자주 흘리고 한번 시작하면 잘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혈액을 검사해보니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혈액이 묽고 응고되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에스키모인의 혈액에는 오메가-3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심장 질환과 관련된 끈적거리는 기름이 적으며 피가 응고되는 성질이 낮아 걸쭉해지지 않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낮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출혈이 되면 응고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코피를 많이 흘렸던 것입니다.

에스키모인들이 주식으로 하는 생선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혈액의 응고를 막고 염증을 억제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혈액은 묽고 혈액순환이 좋아져 추운 지방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지만 코피 흘리는 것은 감수해야 했습니다. 반면 곡물의 기름에 풍부한 오메가-6 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걸쭉한 피로 인해 순환장애가 생겨 심혈관 질환, 뇌졸중 등이 증가하고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한 질병들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코피는 에스키모인보다 덜 흘립니다.

온화한 성품의 오메가-3는 염증을 조절한다.

염증은 신체의 특정부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체의 반응입니다. 통증과 함께 빨갛게 부어오르고 염증부위에 혈액 공급이 활발해져 고장난 부위로 총동원령을 내려 수리에 집중하게 됩니다. 몸에 꼭 필요한 염증 반응이지만 정도를 넘어가면 염증 자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화를 내다가 자기 분을 못 이겨 쓰러지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지나친 염증은 관절염과 같은 퇴행성 질환을 일으키고 신체의 여러 기관에 피해를 주어 노화를 앞당깁니다.

증상을 못 느끼는 미세한 염증이 계속 진행되면 심근경색증, 뇌졸중, 치매, 암과 같은 치료가 어려운 질병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염증 반응이 과도해지는 이유는 염증 유발 작용을 하는 오메가-6은 많아지고 염증을 조절해줄 수 있는 오메가-3은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세포막을 이루는 오메가 지방산 중에서 오메가-6은 화를 내듯이 염증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오메가-3는 화를 풀듯이 염증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아라키돈산(탄소수 20개, 이중결합 4개)은 동물성 지방에 많이 들어있는 지방산으로 체내에서는 리놀레산(식물성 기름의 오메가-6)으로부터 만들어 지는데 이 아라키돈산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들이 만들어 집니다.

EPA(탄소수 20개, 이중결합 5개의 불포화지방산)는 생선 기름에 많이 함유된 오메가-3으로 체내에서는 알파리놀렌산(식물성 오메가-3)에서 합성되고, EPA로부터 염증을 줄여주는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오메가-3과 오메가-6의 섭취가 비슷하면 바람직한데 보통은 오메가-6의 섭취가 20배 이상 많다고 합니다. 자연히 세포막을 만드는데 오메가-6 위주로 만들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화가 나는데 가라앉힐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염증으로 인한 문제뿐만 아니라 오메가-6은 오메가-3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세포막이 둔해져 물질대사가 감소하고 지방이 축적되어 비만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이 오메가-3의 이로움을 증명하는 논문만 10만 편이 넘어 영양소 중에서 가장 많은 논문이 발표되어 왔습니다.

아스피린의 소염진통작용과 프로스타글란딘

불포화지방산에서 만들어지는 프로스타글란딘은 20여종이 알려져 있는데 비슷한 물질이 서로 다른 작용을 하며 생리 작용을 조절합니다. 어떤 것은 혈관을 확장시키지만 어떤 것은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또 어떤 것은 혈액을 응고시키지만 어떤 것은 혈액의 응고를 막기도 합니다. 아라키돈산(오메가-6)으로부터 만들어진 프로스타글란딘은 염증과 통증을 유발합니다. 오메가-3인 EPA(아이코사펜다엔산)에서 만들어지는 프로스타글란딘은 염증을 막아줍니다. 아스피린 종류(NSAID)의 소염진통제는 아라키돈산이 프로스타글란딘으로 바뀌는 것을 막아 소염진통작용을 나타내는데 염증을 일으키는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막을 뿐 아니라 염증을 억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도 막습니다.

아스피린과 아스피린류(NSAID)는 항혈전제와 소염진통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프로스타글란딘의 다양한 기능을 고려할 때 무분별한 사용은 재고의 여지가 있습니다. 생체의 자연스런 조절 작용의 한 축을 차단하기 보다는 부족한 오메가-3 지방산을 보충해서 항혈전과 소염효과를 얻는 것이 순리에 맞게 균형을 찾는 길입니다.

오메가-3의 작용을 짐작할 수 있는 몇 가지 사례

원숭이 여덟 마리에게 다른 영양소는 충분히 주면서 기름은 옥수수 기름만 주었습니다. 옥수수 기름에는 오메가-6은 풍부하지만 오메가-3은 거의 들어있지 않습니다. 2년이 지난 후 원숭이들에게 모두 이상이 생겼는데 두 마리의 원숭이는 장에 염증이 생겨서 만성적으로 설사를 했습니다. 다른 두 마리는 정신병이 생겨서 자신의 몸을 물어뜯었습니다. 모든 원숭이의 머리에 비듬이 생기고 털이 빠지고는 결국 네 마리의 원숭이가 숨졌습니다. 이때 실험을 중단하고 살아남은 네 마리에게 오메가-3를 충분히 공급했더니 2개월이 지난 후 네 마리 모두 건강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다른 실험에서는 쥐를 대상으로 했는데 두 그룹으로 나누어 다른 영양소는 똑같이 주면서 한쪽 그룹에는 오메가-3가 부족한 홍화씨기름을 먹이고 다른 그룹에는 오메가-3가 어느 정도 들어있는 콩기름을 먹였습니다. 두 그룹에게 미로 찾기에 대한 학습능력을 테스트 했는데 홍화씨기름을 먹은 그룹의 학습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또 복부에 총상을 입고 수술을 한 소녀에게 정맥을 통해 영양을 공급했는데 지방의 공급원으로 오메가-3가 부족한 홍화씨기름을 사용했습니다. 소녀는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2개월이 지나자 시력이 희미해지고 자주 비틀거리고 신경반사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맥을 통한 영양소를 홍화씨기름에서 콩기름으로 바꾸고 몇 주가 지나자 이런 증상들에서 회복이 되었습니다.

오메가-3가 함유된 기름

콩기름에는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6~8% 들어 있습니다. 식물성 기름 중에는 아마씨 기름과 들기름에 오메가-3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옥수수에는 오메가-6이 오메가-3에 비해 60배 이상 포함되어 있어 옥수수 기름만 식용하면 심한 불균형이 옵니다.

옥수수로 만든 사료로 사육하는 소, 돼지, 닭 등의 가축들 역시 오메가-3이 부족해져 건강한 균형이 깨지면 세포 사이에 지방이 쌓이게 되는데 이것을 마블링이라고 합니다. 마블링이 있는 고기를 먹으면 역시 몸에 마블링을 만들게 됩니다. 오메가-3의 부족과의 관련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질환들을 소개하며 다음호에서 계속 오메가-3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메가-3의 부족과 관련된 질병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학습장애 / 노인성 청력손실 / 알레르기 / 알츠하이머병 / 심장마비, 노인성 황반변성 / 일과성 열감 : 신체의 어느부위에 뜨거운느낌을 받는 것 / 염증성 장질환 / 천식 / 자폐증 / 혈전증 / 골밀도 약화 / 기분장애(우울증, 조울증 등) / 외상성 뇌손상 / 다발성 경화증 / 우울증과 불안장애 / 류머티스 관절염 / 건조한 눈 / 습진, 건선 / 잇몸 염증 / 심장 부정맥 / 심부전 / 고혈압

글: 금적스님 / 연세안심프롤로의원 원장
금적스님의 의학칼럼, 2014년 3월 지심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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